두 번째, 나누고 싶은 치과 치료 이야기

광범위한 충치를 꼭 크라운으로 치료해야 할까요?

물론 충치가 너무 커서 치아가 많이 다쳤다면, 크라운으로 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.

일반적으로는 그렇죠.

하지만, 상황에 따라 충치가 크더라도 크라운 보다는 보존적인 치료로 하는 게 더 유리할때가 많습니다.

그것을 잘 판단하고 상황에 가장 좋은 치료를 하는 것이 치과의사의 몫이죠.

오늘 나눠 볼 케이스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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환자 분은 14살의 남자 학생입니다. 치아가 너무 아파서 내원해주셨어요.

영구치가 다 맹출했지만 성장하면서 조금 더 맹출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.

맨 끝의 치아(제2대구치)를 보면 이미 많이 썩어있네요.

이미 신경까지 충치가 진행되었고 잇몸 아래까지 광범위하게 손상받은 상황입니다.

이런 치아는 굉장히 치료하기가 까다롭죠 ㅠ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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엑스레이를 보면 치아에 까맣게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이시죠?

이미 충치가 저 정도로 크게 진행된 상황이었습니다.

이러한 경우, 보통 성인이라면 신경 치료를 뿌리 끝까지 다 하고 크라운으로 치료를 마무리 합니다.

하지만 14살의 학생은 다르죠. 보존적인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최대한 보존해야 합니다.

왜냐하면 치아가 더 맹출 할 가능성이 있고, 신경도 아직 더 성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

이런 상황에서 신경을 다 없애버리고 그냥 씌워버린다면 치아가 너무 많이 삭제됩니다.

그로 인해 성장이 완전히 끝났을때, 더 건강한 치아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죠.

그래서 이 학생에게 치료하기로 결정한 것은,

부분적인 신경치료와 레진 빌드업입니다.

부분적인 신경치료는 일반적인 신경치료와는 다르게, 뿌리 쪽의 신경을 살려두어 치아를 더 건강하게 쓸 수 있게 해줍니다.

레진 빌드업은, 일반적인 레진 치료와는 다르게 여러가지 레진을 섞어가면서 섬세한 기술로 치아를 복원해 내는 치료입니다.

사진으로 같이 보실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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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료하기 전에 러버댐이라는 치과 재료로 치아를 깨끗하게 분리해야 합니다.

러버댐이 뭔지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한번 읽어보세요.

https://blog.naver.com/onadentalbc/223828643996

위의 사진은 러버댐으로 치아를 격리 시킨 후에

충치를 다 제거하고 레진으로 1차적인 보강을 마친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

이 정도만 해도 벌써 치아의 형태를 잡아주고 있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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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차 보강이 끝나고 2차 보강이 완료된 상황입니다.

1차 보강에는 탄성이 있고 쿠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레진을 사용해야 합니다.

2차 보강은 단단하면서 씹는 힘을 잘 버텨주는 레진을 사용해야 하구요.

그냥 단순히 하얀 레진을 왕창 때려 넣고 끝내는 치료는 제대로 된 교합을 구현할 수가 없습니다.

위의 사진처럼 치아의 모양을 잡아가면서

조금씩 조금씩 해야 레진의 수명이 길어지고

교합도 제대로 잡아줄 수가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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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료가 다 끝난 후, 엑스레이 사진입니다.

빈틈없이 신경치료와 레진 빌드업이 완료된 것을 확인 하실 수가 있습니다.

아까 위의 엑스레이와는 완전히 다르죠? ㅎㅎ

이렇게 치료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.

아마 이 학생이 커서 몇 년 혹은 몇 십 년 뒤에는 크라운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.

하지만 그 때까지 건강한 상태로 치아를 보존 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네요.

만약 지금 상황에서 바로 크라운을 해서 나중에 문제가 생겼다면,

그때는 바로 임플란트를 해야하니까요.

오늘의 이야기가 환자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^^

그럼 다음 이야기로 또 찾아뵐게요~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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